< 그 세계(들)에 대한 이야기. >
그 이상의 '다음' 세계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마법이 존재한다는 건 두어 번의 손짓으로 집안일을 끝마칠 수도 있으며 뒷마당에서 울부짖는 무를 캐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벽난로를 타고 400km쯤 떨어진 장난감 가게에 한달음에 갈 수도 있고, 인어의 호수 옆에서 신비한 동물과 교감할 수도 있다.
그러한 세계에서 사람들이 하는 일은 - 뭐, 어딜 가나 비슷하다. 사랑을 하고, 꿈을 좇고, 편을 갈라 싸우기도 한다. 가질 수 있는 직업도 참 다양하다. 공무원, 숲 지기, 치료사, 사제, 백수 등. 어쩌면 조금 더 평범하게 소설가나 꽃집 주인 같은 일을 해볼 수도 있다.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사람의 편을 들거나 그에 맞서 싸운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그것은 그리 권장되는 사항은 아니다. 결국, 그런 일들은 오래가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할 만큼 어리다면 학교에 가게 될 것이다. 어른을 위한 학교도 있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니까. 학교는 훌륭한 만남의 장이다. 태어난 연도가 조금 다를지라도 같은 공간에 있다면 옆 사람이 미래의 원수가 될지, 가족이 될지, 배우자가 될지, 나중 일은 모르는 법이다! 마법적 사건의 발생은 학교가 무대라도 예외는 아닌 것을 명심하자.
졸업을 하고, 그다음엔... 글쎄, 어떤 세계에서 살아가는지와는 상관없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정원이 딸린 집을 사서 아늑한 소파에 앉아 인생의 다음 모험을 계획한다던가, 새벽닭이 세 번 울 때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를 다 함께 바라보는 수상한 단체를 만든다거나.
그리고 그 과정에 마법만은 아닌 기적을 함께 일으킬 사람을 찾는다면 더 좋을지도 모르는 일. 이 이야기는 그러한 서로를 찾은 두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궤적의 기록이다.